제3과장 할미·영감
- 가부장제 사회에서 억압받는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결혼과 가정의 의미를 되새기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본문
풍자적인 탈놀음에 등장하는 인물은 놀이꾼과 다른 계층의 사람들이다. 희극적 인물을 풍자하려면 다른 계층의 인물이라야 신랄해지고 극적 쾌감도 더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탈놀음 중에서 유일하게 이 할미․영감과장은 놀이꾼이 속한 계층의 인물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하여 민중계층인 영감과 본처인 할미와 첩인 제대각시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을 들어내고 자신들의 곤궁한 삶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 할미가 영감을 찾아다닌다.
나) 영감이 첩을 데리고 논다.
다) 영감과 할미가 서로 만난다.
라) 할미가 첩을 질투하자 영감은 엉뚱하게 자식 삼형제를 죽였다고 할미를 발길로 차서 넘어뜨린다.
마) 의원이 와서 할미에게 침을 놓아도 못 살리고, 봉사가 와서 독경을 하여도 소생하지 못한다.
바) 할미가 죽어 출상한다.
첩을 데리고 노는 영감은 한량 끼가 있는 놀이꾼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는지도 모른다. 할미가 질투를 하자 영감은 살도록 둔 재산의 탕진, 삼형제를 죽게 한 것 등 다른 것을 핑계로 발로 차서 할미를 죽인다. 남성우월주의 가부장적 가족제도 사회에서는 가산과 자식을 못 지킨 여인은 구박을 받아도 된다는 것이 통념이었다. 그러나 여기에 다른 사회적 각성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넉넉지 못한 살림에 첩을 얻어 본처를 학대하다가 죽이여 패가망신하여 영감자신이 처량하게 되었다는 의미가 내재하고 있다.
오광대에서는 대개 첩이 낳은 아이를 할미와 첩이 서로 어루다가 떨어뜨려 죽여 영감이 할미를 발로 차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수영야류에서는 할미가 질투를 하자 다른 것을 트집잡아 발로 차서 죽이는 점이 다르다.